제41대정치외교학전공학생회장홍성범
2026-06-07 · 조회 0
先鋒政外, 救國明知
先鋒政外, 救國明知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히 관리의 미숙함으로 치부할 수 없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앞선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쟁취한, 그 자체로 숭고한 것이다. 허나 이 사태는 그러한 민주주의 근간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있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민주주의는 ‘신뢰’로 이루어지고, 이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신뢰와 제도적 신뢰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다. 선거에서 이러한 ‘신뢰’는 주권자의 의사가 투표함에 투입되는 순간까지, 그 과정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이를 책임져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시스템이 그 기본적인 책무조차 방기했음을 방증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통치자와 정책을 선택하는 신성한 절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핵심 책무는 투표권 행사가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 조성에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 증가를 운운하며 투표용지를 적게 준비했다는 안일한 변명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정적 무능이다. 선거에서 투표용지라는 가장 기초적인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민주주의를 지탱해야 할 관료 시스템이 그 존재 이유를 망각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태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선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유권자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상황은, 유권자의 의지가 물리적으로 차단된 것이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다. 예측 가능한 행정 수요조차 파악하지 못한 무능은, 민주주의의 시스템을 운영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방패 삼아, 그 어떤 외부적 감사와 견제로부터도 자유로운 성역으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그 독립성이 시민의 권리 보호가 아닌, 자신들의 무능과 직무 유기를 은폐하는 ‘무책임의 특권’으로 전락했음을 증명한다.
이에 나는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도를 대표해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기관이라는 미명하에 유지해 온 ‘감사 없는 독립성’을 즉각 폐기하라. 행정적 오류를 검증할 외부 기관의 감사와 국회의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수용하고, 선거 관리 전 과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감시망을 전면 개방하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행정 오류’가 아닌 ‘헌법적 가치의 훼손’으로 규정하고, 총체적 관리 부실에 대한 즉각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시행하라.
하나, 투표용지 수급 및 배분 프로세스의 알고리즘을 즉각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시스템 전면 재설계를 단행하라.
하나, 이번 사태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 구제 방안을 제시하라.
민주주의는 결코 성역을 인정하지 않는다. 선관위가 스스로의 독립성을 지키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엄중한 책임과 시민의 감시를 감수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나는 이번 사태를 통해 권력의 오만함이 어떻게 시민의 권리를 짓밟는지 똑똑히 목격했다.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온전히 회복되고, 외부의 견제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나는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26년 06월 05일
명지대학교 제41대 정치외교학전공 학생회장 홍성범
이 성명서는 명지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