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위원회
2026-06-07 · 조회 0
총학생회는 무엇에 ‘집중’ 하는가
총학생회는 무엇에 ‘집중’ 하는가
우리가 배워온 민주주의는 2026년 6월 3일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오만으로 짓밟혔다. 선거는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이자, 정치적 신념 여부를 차치하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게 만드는 중요한 약속이다. 국민이 선거 구조를 불신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 오류로 치부될 수 없다.
이 전대미문의 참정권 침해 사태에서, 선거로 당선된 숭실대 학생들의 대표자 역시 침해된 주권 회복과 진실 규명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숭실대 학생사회에서 1만 3천 명의 학우들은 구심점 없이 흩어지고 있다.
총학생회는 숭실대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모든 학생이 소속되는 학생 단체다. 학생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총학생회와는 그 용어의 의미가 다르다. 많은 학생이 칭하는 총학(총학생회)은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를 의미하는 것이지, 모든 학생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총학생회라는 이름으로 입장을 표할 때는 마땅히 1만 3천 학우들을 대변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여야만 한다.
우리 학생인권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있어 학생사회의 대응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단 인권위뿐만 아니더라도 대표자들의 입장 표명과 후속 대처 방안 제시를 기다리는 주체가 많았을 것이다. 산발적인 외침보다는 단결된 의지 표명이 갖는 힘의 위력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 5일 공개된 총학생회 명의의 성명문은, 1만 3천 숭실 학우들을 대변하지 못했다. 언제, 누가, 어떻게 작성했는지도 모르는 성명문이 모든 학생의 이름으로 게시된 것이다. 공론화 방법이 없던 것도 아니다. 얼마든지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의 장을 개최할 수 있었고, 비상 전체학생대표자회나 학생 총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아무런 의견 표명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이 사안에서 인권위가 갖는 우려는, 총학생회 차원의 성명서 게시가 단발적인 행위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다. 모두가 단결하여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불의에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 시점에서 후속 대처가 전무한 상황이 온다면, 대외적 평판 관리 우려에 떠밀려 가식적인 이야기에 그칠 뿐이다.
이에 인권위는 총학생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소집해 이번 사태에 대한 학생 사회 입장을 논의하라
2.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민주주의 후퇴 사안에 대한 적절한 의견을 사회에 제시하라
3. 일회성 성명 게시가 아닌, 모든 학생이 단결할 수 있는 대표자의 책임을 보여라
2026년 6월 6일 학생인권위원회
이 성명서는 숭실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