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참정권투표용지 부족
연세대학교
제63대 상경·경영대학 학생회 운영위원회
2026-06-06 게재 · 조회 0
한 시대의 희생으로 쓰인 민주주의, 한순간의 방만으로 무너뜨릴 수는 없다.
한 시대의 희생으로 쓰인 민주주의,
한순간의 방만으로 무너뜨릴 수는 없다.
열사여! 당신이 피워낸 백양로의 봄이, 오늘 다시 차가운 바람 앞에 서 있습니다.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에서 서울특별시 송파구·강남구·광진구를 비롯한 일부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즉시 투표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투표소에 당연히 준비되어 있어야 했던 것은 유권자가 지체 없이 행사할 수 있는 한 표의 권리였다. 그러나 현장에서 국민들이 마주한 것은 투표용지가 아닌 대기표와 냉담하기 어려운 설명뿐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준비와 미흡한 대응은 국민의 참정권을 현장의 혼란 속에 방치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존재 이유로 하는 헌법기관이다. 선거관리는 투표함을 설치하고 개표 절차를 진행하는 단순한 행정 업무가 아니다. 국민의 권리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온전히 행사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국가적 책무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행정상의 편의라는 명목하에서 스스로의 존재 의의를 저버렸다.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서 있어야 할 기관은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국가기관에 불과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는 단지 투표용지를 제때 준비하지 못한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투표를 기다리고 있는 유권자들이 현장에 남아 있었음에도 개표 절차가 먼저 이루어졌다. 유권자는 투표 이전에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에 노출되었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도 못하는 선거를 두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신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는 국민의 한 표가 안일한 대응 앞에서 멈춰 설 수 있음을 보여준 중대한 민주주의의 경고이다.
다만 우리는 작금의 상황이 정쟁의 도구로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와 절차를 수호하는 일은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공동의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연세대학교 제63대 상경·경영대학 학생회 운영위원회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던졌던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 국민의 참정권을 혼란 속에 방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에 우리는 훼손된 선거의 신뢰와 국민의 권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전례 없는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다하라.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 이 사안은 결코 매듭지어질 수 없다. 사의 표명이 책임의 끝이 되어서는 안 되며, 국민 앞에서 조직자락의 응답한 책임을 끝까지 감당해야 할 것이다.
하나. 참정권 침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 앞에 공개하라.
투표용지 부족의 발생 경위와 과정, 기본권 침해로 인한 피해 사례를 명확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진로를 낱낱이 밝히고 더는 유권자들의 피해가 가중되지 않도록 조치하라.
하나.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선거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가 국가의 준비 부족과 행정 실패라는 이유로 침해될 수는 없다.
다시는 국민의 한 표가 관리 부실로 인해 무력화되지 않도록 선언이 아닌 제도와 시스템으로 답하라.
2026년 6월 6일
연세대학교 제63대 상경·경영대학 학생회 운영위원회
이 성명서는 연세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