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예술대학교
총학생회
2026-06-07 게재 · 조회 0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리는 어둠 속에서도 말한다
백석예술대학교 제42대 총학생회 ‘여백’ 성명문
2026년 6월 3일, 대한민국 선거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남았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 전국 50여 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소진되었다. 줄을 서고도 기다리고 끝내 투표하지 못한 시민들이 생겨났다. 그 순간, 누군가의 한 표가 조용히 사라졌다.
투표용지 한 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그것은 국민이 주권자임을 확인하는 가장 직접적인 증표이며, 헌법 제24조가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선거권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형식이다. 그 형식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선거 행정의 실패를 넘어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한 훼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역대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을 이미 목도하고도 본투표 참여율을 안이하게 예측한 귀결은 변명으로 용납될 수 없다. 준비의 실패는 곧 대응의 실패로 이어졌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투표소 앞에 선 국민들이 치렀다.
우리 백석예술대학교는 ‘사랑과 섬김’의 기독교 정신 위에 세워진 학교다. 우리는 그 정신 위에서 예술을 배우고, 사람의 존엄과 공동체를 향한 책임을 키워왔다. 진리를 추구하는 공동체는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다. 어둠이 짙을수록 진리는 더 크게 말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선다.
이번 사태는 특정 정당의 유불리나 정치적 공방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유권자의 한 표가 온전히 행사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선거관리 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는 것이다. 그 책무가 이번 선거에서 명백히 방기되었다.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사과는 공허하며, 재발 방지 대책 없는 사임은 무책임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표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의심하는 시민들이 있다. 그 의심을 해소할 책임은 오롯이 선거관리 기관에 있다.
사과로 끝날 수 없다. 사임으로 덮을 수 없다.
이에 백석예술대학교 제42대 총학생회 ‘여백’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다음을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생 경위, 투표소별 피해 규모, 현장 대응 과정 전반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라.
하나.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참정권 행사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했던 유권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 방안을 즉각 마련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라.
하나. 이번 사태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
하나. 투표용지 수급 체계, 현장 대응 매뉴얼, 비상 상황 대처 시스템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고, 동일한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
민주주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한 표가 공정하게 행사되고, 그 뜻이 온전히 반영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살아있다.
예술에서 여백은 숨을 쉬는 공간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여백은 있어서는 안 된다. 단 한 사람의 권리도 빠짐없이 채워지는 그날까지, 백석예술대학교 제42대 총학생회는 멈추지 않겠다.
2026년 6월 7일
백석예술대학교 제42대 총학생회
이 성명서는 백석예술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