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TV방송국KUTV
2026-06-07 · 조회 0
절차와 원칙이 무너진 민주주의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절차와 원칙이 무너진 민주주의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없었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실수’라는 말로 덮기에는 그 책임과 파장이 지나치게 엄중하며,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2026년 6월 3일, 서울 송파구·강남구·광진구의 14개 투표소와 인천 지역 2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침해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자를 제외한 그 지역 유권자 50%의 투표용지만 준비했다는 납득 불가능한 해명을 늘어놓았다.
투표권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임의로 계산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행정상의 변수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온전히 보장되어야 할 시민의 권리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계산과 행정 편의 앞에서, 4·19 혁명부터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민이 피로써 쟁취한 투표권의 가치가 훼손되었다. 국민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의지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관행과 예측에 기대어 어림짐작해도 되는 수치가 아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준비와 무책임한 해명으로 인해, 국민은 또다시 분열의 한복판에 놓였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게 되었다. 선거를 관리해야 할 기관의 오판과 무능은 단순한 행정 실패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국민의 권리를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중대한 책임 방기다.
KUTV는 학내 최초의 자치 방송국으로서 언제나 고려대학교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다. 일부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기성 정치에 책임을 물어야 할 대학 언론의 책무를 지닌 우리는, 민주주의의 근본적 절차가 무너진 이번 사태를 결코 외면할 수 없다.
지금 고려대학교 교육 TV 방송국 KUTV는 2만 학우 앞에 엄중히 서서, 선거관리위원회와 정치권, 그리고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노태악 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에게 민주주의를 훼손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라.
하나, 정치권은 본 사태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모든 기회주의적 행태를 철저히 배격하라.
하나,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근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 재발 방지책을 즉각 마련하라.
KUTV는 이번 사태가 흐지부지 봉합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책임 있는 조치와 납득 가능한 재발 방지책이 마련될 때까지, KUTV와 고려대학교 2만 학우는 이 사태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2026년 6월 5일
고려대학교 교육 TV 방송국 KUTV
이 성명서는 고려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