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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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5 게재 · 조회 0
무너진 참정권 앞에서, 의혈은 침묵하지 않는다
무너진 참정권 앞에서, 의혈은 침묵하지 않는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성명서-
안일한 선거 행정이 국민의 참정권을 가로막았다.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기다렸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참정권 행사 기회의 박탈이었다.
전국 14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였고, 26개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아예 중단되었다.
충청북도 청주시 성화개신죽림동 제5투표소에서는 선거인명부 일부가 누락된 채 투표가 시작되었고,
누락이 확인된 지 30분이 지나서야 대체 명부로 교체되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전례 없는 일이 발생하였다.
누군가는 이것을 단순한 행정적 실수라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 수의 1.1배에 달하는 투표용지 제작 예산을 확보하고도
실제 현장에 준비한 투표용지는 유권자 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181명이 휴직 중이었으며, 이는 2022년 이후 선거 때마다 반복되어 왔다.
선관위의 인력 운영과 조직 관리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음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외면하였다.
이번 사태는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의 필요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것이다.
지킬 수 있었지만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직무유기이며, 단순한 착오가 아닌 헌정 침해다.
참정권은 국민주권의 시작이다.
투표함에 넣는 그 한 장의 종이는 국민이 국가에 민주주의의 지엄함을 보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권리이다.
그 권리가 국가 기관의 태만으로 훼손되었다. 투표소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시민들의 뒷모습을 우리는 외면할 수 없다.
1960년 4월, 중앙대학교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기꺼이 거리로 나섰다.
의로운 것을 알면서 침묵하는 것은 비겁함이며, 참된 것을 알면서 외면하는 것은 지성의 포기다.
66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선배들이 남긴 '의(義)와 참(眞)'의 정신을 이어받아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다시 이 자리에 선다.
의와 참의 이름으로, 우리는 다음을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태의 경위를 공개하고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라.
하나. 수사 당국은 관련자를 엄정히 수사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하라.
하나. 국회는 즉각 국정조사에 착수하고 선거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라.
하나. 다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
민주주의는 이름만으로 서 있을 수 없다. 불의 앞에 눈감는 순간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우리는 그 무너짐을 막기 위해, 4월의 중앙이 의로운 자리에 섰듯, 2026년 6월의 중앙도 참된 자리에 선다.
2026년 06월 15일
이 성명에 뜻을 함께한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재적생 1,343명
이 성명서는 중앙대학교 · 서울캠퍼스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